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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정부 정책으로 조명업체들 '극심한 경쟁'에 내몰린다
"조명시장 위축시키는 정책 남발, 조명업체 '생존경쟁' 갈수록 심화된다"
 
서울시민신문
▲ 최근 조명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각종 정부 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그 가운데는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 110만호 감축 같은 정책도 포함돼 있어 향후 조명시장 축소와 시장경쟁의 심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최근에 개최된 한 건축전시회의 모습.  

조명산업은 여러 분야의 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산업이다. 따라서 관련된 산업의 동향이 바뀌면 곧바로 영향을 받게 된다.
이것은 조명이 건설, 건축, 인테리어, 전기공사, 토목, 조경, 도시경관, 공공디자인,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조명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데다가, 이런 산업들의 하부 구조 즉 하청산업 직군에 속해 있는데서 비롯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러나 조명업계의 경기에 가장 크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역시 정부의 정책이다. 따라서 국내 조명업계의 경기나 육성과 발전 가능성은 정부의 각종 정책에 따라 크게 변하는 일종의 ‘종속변수’라고 해서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느냐 하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에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 가운데 조명산업이나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의 ‘시장경쟁’을 심화시킬 수밖에 없는 정책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은 참으로 염려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LED조명에 정부 예산 투입 중단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 9월 25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 활성화’ 방침이다. 이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 활성화’ 방침은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제3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이 방침의 핵심내용은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는 대신 정책금융공사가 조명 시설을 LED조명으로 교체하려는 공공기관 등에게 돈을 먼저 빌려줘서 투자가 이루어지게 한 다음에 앞으로 전기를 절약해서 남는 예산으로 갚는 방식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대책을 제시한 이유로 “공공기관들이 조명을 LED로 교체하기 쉽도록 정부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 방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LED조명 시설 교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최대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LED조명에 투자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 활성화’ 방침을 두고 말 그대로 ‘시설 투자 활성화 대책’이라고 말을 하기는 어렵다. 표면적으로는 공공기관들로 하여금 6,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LED조명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는 하지만, 실제 내용은 “공공기관의 LED조명 교체 사업에 정부의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방식은 민간 부문에서 이미 시행 중인 ‘에스코사업’과 크게 다르지가 않다. 다만 민간 부문의 ‘에스코사업’이 은행 같은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데 비해, 공공기관인 정책금융공사에서 자금을 빌리도록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들이 “굳이 빚까지 져가면서 LED조명을 교체해야 하느냐” 하는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정부가 LED조명 쪽에 대한 예산의 투입을 줄인다면 LED조명 업체들이 당면해야 할 상황은 한층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우선 작아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경쟁의 핵심인 광고, 홍보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자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생존’이 판가름 나게 되기 때문이다.
 
‘전기료 급상승’ 정책도 부담
정부가 앞으로 추진하게 될 ‘제2차 국가 에너지기본계획’ 역시 조명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정책으로 보인다. 정부의 ‘에너지기본계획’은 20년 단위로 세우는 장기 계획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야의 최상위 국가전략이다.  

이와 관련해서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민관(民官) 워킹 그룹’에서는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정책 권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10월 13일 밝혔다.

이번에 정부에 건의한 정책 권고안은 시민단체, 산업계, 학계 등 각계각층 인사 59명이 참여한 ‘민간 워킹 그룹’이 5개월 동안 숙의를 한 끝에 합의를 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이 안을 바탕으로 삼아서 여론을 수렴한 뒤에 올해 연말 안에 내놓게 될 정부안도 큰 틀에서는 ‘권고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권고안’은 ‘제1차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에서 41%로 발전 비중 목표를 올려 잡았던 원전의 비중을 22~29%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는 5년 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11%로 잡았다. 석탄의 발전 비중은 31%, LNG의 발전 비중은 28%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제2차 국가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줄어드는 원전의 발전 비중을 석탄, LNG, 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발전 비중이 11%로 제한이 됐고, 석탄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LNG에 비해 2배 이상이다. LNG는 석탄에 비해서 발전 비용이 2배 이상 비싸다.

이에 따라 산업계와 일반 가정이 내는 전기료는 향후 20년 간 지금보다 3~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3~21% 수준이다.
이렇게 전기료가 상승하면 소비자들은 초기에는 전기 소모가 적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에너지 절약형 제품의 사용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조명의 경우에는 에너지 소모가 적은 조명기구나 램프가 여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조명업체 사이에서는 에너지 절약 효과가 높은 제품을 타 업체보다 값싸게 공급하기 위한 경쟁이 붙을 수 있다.

하지만 전기료가 매년 13~21% 수준으로 계속 상승하면 에너지 절약형 조명기구나 램프의 사용만으로는 급상승하는 조명용 전기료 부담을 상쇄하기 어려워진다. 이 단계에 이르면 소비자들은 이미 설치된 조명 제품을 덜 사용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가 있다.

만에 하나 소비자들이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하게 된다면 에너지 절약형 조명기구나 램프의 수요마저도 덩달아 감소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 남으려면 조명업체들은 또다시 기업의 사활을 건 극심한 시장경쟁, 즉 ‘치킨게임’을 벌여야 한다. 이 ‘치킨게임’의 승자는 살아 남겠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주택 공급 100만 가구 감축’도 문제
그러나 전기료 상승보다 더 직접적으로 조명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정부 정책이 도입된다. 바로 신규 주택 공급 물량을 10년 동안 110만나 가구 줄이겠다는 정부의 주택 정책이다. 이와 관련해서 국토연구원은 10월 17일 열린 공청회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연평균 39만 가구, 총 390만 가구의 신규 주택 공급이 필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국토교통부는 2003년에 발표한 ‘제1차 장기주택종합계획(2003~2012년)’에서는 연평균 50만 가구, 총 500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고 밝혔었다. 이에 비하면 연평균 39만 가구, 10년 동안 390만 가구는 연 11만 가구, 10년 동안 110만 가구 물량이 감소한 수치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에 공급되는 물량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주택용 조명기구 시장이 곧바로 축소될 수밖에는 없다. 시장의 축소는 매출의 축소로 이어지고, 매출 축소는 다시 업체 간 시장경쟁의 격화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나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조명매장들은 앞으로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다.
 
중견기업에 ‘조달시장 개방’도 문제
공공구매시장을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에게도 개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조명업체들에게 영향을 미칠 정책이다. 정부는 이런  내용의 ‘중견기업 성장사다리 구축 방안’을 9월 17일에 열렸던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었던 공공구매시장에 연매출 2,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도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국내의 중견기업은 2011년 말 기준으로 1,422개인데 이 중 약 65%인 925개 업체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중견기업에게 공공조달시장이 개방된다면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의 수가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공공조달이란 한정된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경쟁은 극도로 심해지게 된다.

특히 현재 공공조달시장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조명업체들이 대부분 매출 규모가 1,000억원 이하의 중소 규모 업체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매출 2,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의 등장은 공공조달시장의 판도를 한꺼번에 바꿀 정도로 파급력이 대단할 것으로 짐작된다.
 
‘생존을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된 셈
이런 정부 정책의 변화는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의 경영 여건을 크게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예상되는 것은 ‘업체 간 생사를 건 시장경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 무서운 대목은 앞으로 벌어지는 ‘경쟁’이 ‘축소된 시장’을 놓고 벌이는 ‘생존게임’이 된다는 점이다. 생존을 걸고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시장경쟁’은 자칫하면 ‘치킨게임’이 되기가 쉽다. 즉, 경쟁에서 지면 곧바로 시장에서 ‘퇴출’을 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라면 시장에서 약간 밀리더라도 제2, 제3의 시장이 존재한다. 그래서 시장에서 밀린 업체도 살아남을 수가 있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극도로 축소되는 시기에는 ‘시장경쟁’에서 한번 밀리면 두번 다시 만회할 가능성이 없어진다. 그나마 남아 있던 시장을 다른 업체가 몽땅 가져가 버리고 나면 ‘만회할 시장’ 자체가 아주 없어지는 까닭이다.

더욱이 이런 시장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 다름아닌 ‘영업’과 ‘마케팅’이다. 하지만 ‘영업’도 결국에는 ‘얼마나 업체와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알렸는가’ 하는 것에 따라 좌우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과 소비자에게 자기 회사와 제품을 남보다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이 알려서 다른 업체의 제품보다 우선적으로 우리 회사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매출과 판매, 수익성이 크게 차이 나게 된다. 결국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보다 얼마나 더 잘 알리고 팔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생존’과 ‘운명’이 108도로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을 누가 더 많이, 더 오래 투입했느냐가 ‘승패’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결국 조명업체나 조명매장들은 향후 축소된 조명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마케팅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정책들은 이와 같이 조명 제조업체와 판매업체들을 ‘목숨 걸고 진검 승부를 펼치는’ 판매경쟁, 매출경쟁, 마케팅경쟁으로 내몰고 있다.

 
/김중배 大記者 joinnews@daum.net 
 
 
 
  

                                                                                                                    

 



기사입력: 2013/11/06 [16:02]  최종편집: ⓒ 서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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