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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LED산업, ‘턴어라운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TV, 스마트폰, 조명 다음의 먹거리 창출해야 롱런 가능
 
서울시민신문
▲ 국내 LED산업은 현재 정체상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터닝포인트’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사진은 올해 1월에 열렸던 ‘2015 Lighting Japan'에 마련된 한국관의 모습이다.(사진=김중배 대기자)     © 서울시민신문
LED는 1927년 러시아의 젊은 과학자 오레그 로세프가 처음 발명됐으며, 1961년 제임스 R 비아드와, 1962년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닉 호로니악에 의해 다시 발명됐다.

그리고 1993년 일본의 나카무라 슈지가 청색 LED를 발명함으로써 백색LED를 만드는 길을 개척했다. 그리고 백색LED는 조명용 광원으로 등장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실로 88년이란 긴 세월에 걸쳐 발명과 개발, 실용화가 이뤄진 것이다.

한국에 LED가 도입된 것은 1970년대에 전자산업이 본격적으로 육성되면서부터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이 시기의 LED는 전자제품에 딸린 표시등 정도의 역할을 하는 데 불과했다. LED가 조금 더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에 LED조명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국내 LED산업에 전기를 마련한 것은 2가지이다. 하나는 2006년 당시 지식경제부가 ‘조명산업 발전전략’의 하나로 ‘LED조명산업 육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또 하나는 2009년 4월 삼성전자가 LED TV를 개발해 세상이 ‘LED TV'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특히 2009년 4월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LED TV는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LED산업에 뛰어드는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LED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 국내 LED산업은 LED TV - LED 디스플레이 - LED조명으로 영역을 바꾸면서 변화 발전을 해 왔다.

그러나 국내 LED산업이 애초에 생각했던 것만큼 커다란 성과를 거뒀느냐 하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삼성의 LED TV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긴 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판매가 부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중국과 대만 등 경쟁국가들이 LED TV를 곧바로 내놓는 바람에 새로운 기술인 OLED로 시장의 중심을 옮겨야 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소형, 중형, 대형 LED BLU가 개발돼 한때 붐을 이룬 적도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 디스플레이 등은 곧바로 등장한 OLED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동해 온 것이 결국 LED조명이다. LED조명은 시장이 넓고, 조명 자체가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제품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까닭에 진출 초기에 대기업들이나 중소기업들이 다 같이 LED조명의 전망을 밝게 보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 LED조명 산업은 원천기술이 없는데다가, 조명에 대한 이해나 경험도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안팎으로 숱한 도전을 받아야 했다.

LED조명의 핵심 기술인 백색LED조명 기술은 필립스, 오스람, 니치아, 도요타 고세이 등이 이미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후발 국가의 후발업체인 삼성전자나 LG전자, 서울반도체 등은 특허 침해 같은 소송전에 휘말려 기력을 소진해야 했다.

조명에 대한 근원적 지식과 경험의 부재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만드는 이유가 됐으며, LED사업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원인이 됐다.

나머지 남은 LED조명 소재, 부품, 램프, 완성품 같은 제품 시장은 적당한 품질에 자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과 대만의 공세에 밀려서 해외시장 개척은커녕, 내수시장마저 내주는 결과를 만들었다.

여기에 일본의 아베 정권이 추진한 ‘엔저전략’은 한국 LED조명 업체들의 가격경쟁력까지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이와 같이 한국의 LED산업은 기술의 변화와 경쟁력 하락이라는 2가지 요인에 의해서 정체와 후퇴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LED산업의 토대인 기술도 쌓지 못하고, 제품경쟁력이나 가격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했으며, 내수시장은 중국, 대만에게 내주고 해외시장은 개척하지도 못한 것이 지금 국내 LED산업의 현주소이다.

그 원인은 첫째, 중국이나 대만처럼 치밀한 전략도 없이 무조건 하다 보면 되겠지 하는 식으로 LED산업 육성을 부르짖고 나섰던 정부의 무능력, 둘째, 원천기술도 없이 LED산업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의 판단 착오, 셋째, 탁월한 연구 개발로 산업을 뒷받침해주지 못한 R&D분야의 무기력에 있다고 해서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 LED산업이 나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

이 점에 대해서는 일본, 대만, 중국을 잘 보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일본의 경우, 세계 최초로 청색LED를 발명해서 3명의 일본인 과학자가 2014년에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즉, 원천기술을 개발해서 세계의 시장과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본을 보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결국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기술’이라는 사실이다.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든다고 해도 원천기술이 없으면 기술을 가진 국가나 업체에게 끌려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곳이 대만이다. 대만은 일본처럼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 빠르게 일본의 기술을 받아들여서 상품화한 뒤 세계의 제품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즉, 원천기술을 응용해서 다양한 상품을 남보다 먼저 만들어서 세계시장에 공급하는 ‘패스트 팔로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다음 중국은 일본처럼 원천기술도 없고, 대만처럼 기술과 상품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지는 못 하지만 적당한 품질의 가격을 저렴하게 내놓아 시장을 장악하는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이런 일본, 대만, 중국의 전략을 하나로 묶으면 가장 강력한 세계 LED산업 대응전략이 나올 수가 있다. 여기서 일본의 역할은 대기업이 담당하고, 대만의 역할은 중견기업이 맡고, 중국의 역할은 중소기업이 맡으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 간 역할분담과 협업도 이뤄질 수가 있다.

이런 전략이나 대책도 없이 LED산업을 육성하겠다거나, 발전시키겠다고 말하는 것은 듣기는 좋지만 실속은 없는 말에 불과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역할분담이나 협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누군가 밑그림을 갖고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을 이끌어줄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바로 이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정부가 담당해야 한다.

중국과 대만은 이런 콘트롤타워의 역할을 정부나 정부 산하 준정부기관에서 담당하면서 그동안 LED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 발전시켜 왔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런 콘트롤타워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구 기능이 미미했다. 그러다보니 LED산업의 체게적인 육성이 이루어지기가 어려웠다.

지금 국내 LED산업은 기로에 서 있다. 기술로는 미국,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에게 밀리고, 제품으로는 대만과 중국에 밀려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기사회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낼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를 신속하게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 결정의 방향과 내용에 따라서 국내 LED산업의 운명은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 서울시민신문 김중배 대기자 editor@seoulnewspaper.kr/

기사입력: 2015/05/07 [13:27]  최종편집: ⓒ 서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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